2장: FM 톤 제너레이터와 홈 뮤직 프로덕션의 태동

반도체 기술의 놀라운 발전

Stanford University researchers testing an FM tone generator Dr. John Chowning of Stanford University designing sounds using the GS1 voice programmer

1980년대 초반 반도체 기반 전자 컴포넌트가 폭발적 인기를 얻기 시작하면서 초기 기술로는 불가능했던 장치들이 잇달아 빠르게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집적 회로", "고밀도 집적 회로" 같은 용어들이 대학 입학 시험에 등장하기 시작했고, 기업들은 이런 회로를 기반으로 전자 게임을 생산해내기 시작했습니다. 이 시기 반도체 분야에서 일어난 혁신은 정말 놀라웠습니다.

이러한 급격한 발전이 만들어낸 상업적으로 실행 가능한 기술들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디지털 주파수 변조(FM) 톤 제너레이터였습니다. 이 음향 생성 방식은 원래 미국 스탠포드 대학교에서 개발한 것으로, 이 방식의 진정한 잠재력을 가장 먼저 인식했던 야마하는 1973년 스탠포드 대학과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맺게 됩니다.

GS1

야마하 연구팀은 Electone®의 디지털 기술 전환 계획의 일환으로 FM 톤 제너레이터를 이용한 연구를 시작해 아날로그 SY-1 야마하 신디가 출시되었던 1974년, 마침내 디지털 FM 톤 제너레이터가 핵심이 되는 악기 원형 제작을 성공리에 마칩니다. 그러나 당시 반도체 기술에 필요했던 엄청난 수의 집적 회로 및 크기와 기능 면에서 만족스러운 균형을 얻지 못한 것의 어려움 등으로 이 악기를 시장에 출시하지 못한 건 안타까운 일이었습니다. 반도체 분야가 더욱 발전하기에 이르러 시장 사양에 맞는 악기를 만들어내게 되었습니다. 개발을 시작한지 7년이 지난 1981년 4월, 야마하는 자사 최초의 FM 톤 제너레이터 제품을 클래식 Electone 모델인 F-70으로 출시했습니다. 이어 한 달 후에는 무대용 악기인 GS-1 키보드가 공개되었습니다.

The massive hit album “Toto IV”

야마하 GS1은 1982년에 발매된 토토의 네 번째 정규 앨범을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자연스러운 사운드의 금속 말렛과 두꺼운 브라스, FM 톤 제너레이터가 탁월한 음색을 구현하는 유형입니다. 특히 데이비드 파이크가 GS1 프리셋으로 재밍하면서 “Africa”를 작곡하는 데 영감을 받았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Chick Corea putting the GS-1 and GS-2 through their paces at Yamaha prior to release

FM 합성은 전자 피아노, 관악기, 글로켄슈필 등 다양하고 풍부한 하모니로 가득한 사실적인 음향을 놀라운 수준으로 재현하는 기능으로 유명합니다. 샘플링은 이제 톤 생성의 중추 기능이 되었으며 실제 녹음에서 이 기법이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신디가 다양한 악기 소리를 간편하게 재현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1980년대 초 아날로그 신디사이저는 벨 소리, 금속성 음향과 같은 특정 음을 재현할 수 없었기 때문에 GS-1의FM 음향은 더욱 놀라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Voice programming device for use by developers

GS-1은 사실 신디사이저로 판매되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음향을 악기 자체에서 편집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보이스 카드는 GS-1이 생성하는 16가지 음색 뱅크를 변경하는 데 사용할 수 있었지만, 음향의 생성 또는 보정을 위해 개발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특별한 프로그래밍 장치가 필요했습니다. 음색 편집 기능이 상업적으로 실행 가능한 신디사이저 제품을 만드는 데 상당한 장애물이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사용자 인터페이스 개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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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신디사이저 생성 음향의 변화는 저항기와 톤 제너레이터 회로를 구성하는 기타 전자 컴포넌트 값의 조정을 통해 가능합니다. 따라서 노브와 가변 저항기가 장착된 페이더를 추가하면 음향 편집이 가능합니다. 컨트롤러 배열 방식은 신디의 디자인과 크기에 따라 달라지며, 1장에서 소개한 CS-80과 같은 악기에는 노브가 상당히 많이 필요했습니다. 디지털 신디사이저에는 그 선조격인 아날로그 신디사이저보다 음향 관련 파라미터가 훨씬 많기 때문에 컨트롤러를 모든 파라미터에 직접 지정하는 데는 큰 무리가 있습니다.

디지털 신디사이저는 컴퓨터 소프트웨어와 마찬가지로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작동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새로운 음향을 만들어내려면 필요한 프로그램을 추가하면 됩니다. 그러나 음향 파라미터 자체가 편집 가능한 경우에는 신디사이저에도 편집 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파라미터 값 입력을 위해 편집 프로그램에 자체 버튼과 노브가 당연히 필요하게 됩니다. 즉, 자체 사용자 인터페이스(UI))가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가장 익숙한 UI로는 컴퓨터 화면, 키보드, 마우스가 있습니다. 1980년에는 Windows나 Mac이 없었으므로 사용자가 컴퓨터와 상호 작용을 하는 주된 방법은 키보드를 사용해서 명령어와 텍스트를 입력하는 것이었습니다. 지금은 익숙한 그래픽 인터페이스나 마우스, 터치형 스크린 작업은 그 당시에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디지털 신디사이저 개발에서 가장 어려웠던 과제는 아마 보다 직관적인 방식으로 음향과 상호 작용하려는 뮤지션과 컴퓨터 프로그래밍 경험이 전무한 사용자를 위해 간단 명료한 UI를 만들어내는 것이었을 겁니다.

그 해결책으로 야마하 개발자들은 아래와 같이 신형 프로그래머를 고안해냈습니다. 이 프로그래머에서는 음향 설계자가 편집 시 파라미터의 이전 설정 확인을 위해 사용하는 램프와 버튼을 통합해 썼습니다.

현대 신디 UI로 모든 내부 파라미터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이는 항상 가능했던 것이 아니기에 현재 우리는 운이 좋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반도체와 프로그램 기술이 정신없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던 시기에 독창적 음향 설계에 도움이 되는 UI를 완성하기 위한 셀 수 없는 시행착오가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이는 그 시대 신디사이저 개발에는 없어서는 안될 단계였습니다.

  • TRX1
  • TRX2
  • TRX100
  • Programming module for the TRX100.

DX7의 등장으로 동요하는 음악계

DX7

모든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FM 톤 제너레이터 개발 성공, 음향 프로그래밍 및 편집용 UI 제작, GS-1의 성공적 출시라는 기염을 토한 야마하는 2년 후 주파수 변조 신디사이저 DX7을 세상에 선보이게 됩니다. FM 톤 제너레이터 중앙에는 오퍼레이터가 있으며 이는 음향 생성 및 수정에 사용되는 기본 컴포넌트입니다. GS-1에는 오퍼레이터가 네 개였지만 신제품 DX7에는 오퍼레이터가 여섯 개여서 훨씬 더 정교한 음향 생성이 가능했습니다. 게다가 음향 생성 및 보정에 필요한 기능이 내장돼 있어 카트리지 형 메모리에 음향을 저장할 수 있습니다. 가격은 GS-1가격의 1/10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혜성처럼 등장한 이 새로운 악기가 신디사이저계에 엄청난 반향을 일으킨 건 어쩌면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PAMS — the DX Series prototypeby developers

당시 야마하에는 동시에 다양한 악기를 개발하는 부서가 많았습니다. TRX-100 원형에 이어 GS-1이 개발되고 있던 반면 DX 시리즈 신디의 직계 조상은 프로그래밍 가능한 알고리즘 뮤직 신디사이저(PAMS)로 알려진 테스트 모델이었습니다. 그래서 DX7상단 패널에는 Digital Programmable Algorithm Synthesizer(디지털 프로그래밍 가능한 알고리즘 신디사이저)라고 적혀 있습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PAMS의 음향 생성은 위상 변조, 진폭 변조, 부가 합성, 주파수 변조(FM)와 같은 다양한 계산 알고리즘를 토대로 하며, 시작부터 원형은 메모리의 프로그램 저장을 지원했습니다. 그러나 많은 자유를 음향 설계에 허용한 결과 필요한 파라미터 개수가 엄청나게 증가해 PAMS를 일반 프로그래밍 악기로 상용화하기에는 역부족 이었습니다.

Prototype of the legendary DX1 prototypeby developers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야마하 개발자들은 모듈레이터*와 캐리어* 엔벌로프 제너레이터가 공통되는 파라미터를 공유하게 함으로써 신디의 톤 제너레이터 설계를 간소화했습니다. 알고리즘(오퍼레이터)의 개수도 32개로 줄여 DX1, DX-5, DX7, DX9로 구성된 오리지널 DX 시리즈 라인업을 완성했습니다. 당시 네 개의 모델이 출시됐지만 개발 과정에서 실제로 활용한 모델 코드는 DX1, DX2, DX3, DX4, DX-5로 다섯 개였습니다. DX1은 출시 코드를 유지했으며 이는 야마하 제품으로서는 상당히 드문 경우입니다. DX2와 DX3는 DX-5로 통합되었고, DX4와 DX-5 개발 모델은 각각 DX7과 DX9으로 출시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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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X7은 출시되자마자 세계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고 악기와 음향 모두 1980년대 팝 음악의 주역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주목해야 할 부분은 DX7의 기술과 특징이 이후 신디 개발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미쳤는가 하는 것입니다.

첫 번째로 두 줄 각각에 16개의 문자가 있는 LCD 스크린을 들 수 있습니다. DX7 이전에 신디사이저의 파라미터 값은 주로 노브와 슬라이더의 위치로 확인했습니다. 말인즉 정확하게 파라미터 설정을 확인하거나 음색 이름을 표시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유형의 UI 요소가 등장하면서 모든 종류의 정보를 표시하는 것이 가능해졌고 원래 음색에 이름을 붙이는 전통이 생겨났습니다. 한편, LCD 스크린에서 한번에 하나씩 파라미터를 호출해 편집할 수 있게 되면서 악기 상단에 컨트롤러를 많이 배치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이 스크린이 없었다면 DX7의 간결하고도 깔끔한 컨트롤 패널은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이전 신디사이저와는 분명히 달랐던 이 점이 DX7가 압도적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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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X7의 획기적인 또 다른 특징은 음색의 저장과 호출을 위해 메모리 카트리지를 사용하는 것으로 이는 신디의 디지털 설계 덕이라 할 수 있습니다. GS-1에는 자기형 보이스 카드가 사용된 반면, 디지털 메모리가 들어있는 카트리지는 스피커와 기타 유사 장비에서 생성되는 강력한 자기장의 영향을 받지 않으므로 DX 시리즈에 더 낫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DX7은 32개의 음색을 내장할 수 있지만 카트리지 슬롯에 ROM 카트리지를 연결하면 추가로 64개의 음색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RAM 카트리지는 원래 음색을 최대 32개까지 만들고 불러오는 데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음색 수 증가 기능은 디지털 신디사이저만의 기능이며, 야마하의 매우 편리한 카트리지 기반 방식을 이용해 모든 사람이 전문 뮤지션이 만든 음향을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아날로그 신디 시대에는 전문가가 사용한 음향을 재현하는 유일한 방법으로 모든 노브의 위치를 각각 복사하는 것이 있었지만 이마저도 똑같은 설정을 얻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그러나 DX7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유명한 신디 연주가의 실제 음향이 담긴 카트리지를 쉽게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그로 인해 자신이 좋아하는 신디 연주가와 똑같은 신디를 가질 수 있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연주 할 때도 똑같은 소리가 나게 되었습니다. 이는 아마추어 뮤지션들에게 상당한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야마하 개발자들이 이뤄낸 건 FM으로 실현되는 상당히 복잡한 음향 제어에 더욱 중요해진 키보드 성능을 놀라우리만치 개선한 점이라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FM 톤 제너레이터에 터치형 건반을 사용하면 수없이 많은 방법으로 음향을 변조할 수 있는데, 야마하는 이 기술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DX7에 FS 건반대를 장착하게 되었습니다. 원래 Electone용으로 개발된 이 키보드는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계속해서 야마하의 대표적 신디의 표준 컴포넌트로 자리매김하며 많은 뮤지션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마지막으로 DX7의 MIDI 지원입니다. MIDI는 악기의 상호 디지털 정보 교환을 위해 1982년에 도입된 기술 표준입니다. 키보드 연주를 통해 생성되는 정보 외에도, MIDI는 서스테인 페달, 음량 페달, 기타 여러 성능 관련 컨트롤러 작동으로 생성되는 데이터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당시 DX7의 대단한 인기가 야마하에서 이 표준이 발표되자마자 이를 채택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DX7의 기능이 그만큼 뛰어났기 때문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MIDI 데이터 송신을 통해 신디를 자동 연주하는 장치인 MIDI 시퀀서로 DX7을 제어하면 다른 뮤지션의 연주를 음표 하나하나 재현할 수 있고, 사람이 계속 연주하기에는 매우 어려운 고속 프레이즈나 기계적인 음향 부분도 손쉽게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DX7이 주목 받은 또 다른 이유는 1980년대에 탄생한 댄스와 테크노 음향 같은 혁신적인 첨단 음악을 만들어내는 능력으로써 기계적인 MIDI 연주를 독특한 FM 음향을 가진 하드 신디 베이스와 결합시켜 음악을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한 발 앞서가는 특징으로 DX7 디지털 신디사이저는 성능과 사업적 측면 모두에서 음악 산업을 뒤흔들었고 당시 팝 음악과 미래 신디 디자인에 굉장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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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디사이저계의 변화

DX7 등장 이후 신디사이저계는 중요한 변화를 겪게 됩니다. MIDI의 추가로 음악부의 자동 연주가 가능해졌을 뿐 아니라 실시간 연주자들을 위한 톤 제너레이터의 개념도 확장됐습니다. 예를 들어, DX7두 대로 똑같은 전자 피아노 부분을 연주할 수 있고, 한 대의 피치를 아주 약간 올리면 코러스 형식의 효과를 내며 음향을 전반적으로 더 풍부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 방식은 신디 여러 대에도 적용할 수 있지만 실제로 서너 대의 신디를 한꺼번에 연주할 수 있는 사람은 없기 때문에 DX7은 키보드에는 필요 없는 확장 기능으로만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 후 키보드가 없는 TX 시리즈 톤 제너레이터 모듈이 탄생하게 됩니다.

이러한 제품들은 DX7 이후 더 많이 만들어졌으며 그 예로 음향이 굉장히 풍부한 랙 장착형 TX-816 톤 제너레이터와 DX7 톤 제너레이터가 특유의 케이스에 담긴 TX-7을 들 수 있습니다. 톤 제너레이터 확장을 통해 나오는 고급스러운 FM 음향 또한 오늘날 음악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되었으며 그로 인해 해당 제품들의 명성도 높아졌습니다.

야마하 DX 시리즈 신디의 진화는 기술 발전과 함께 계속되고 있습니다. DX7 II는 본체를 알루미늄으로 제작해 가벼워지고 휴대성이 상당히 높아졌습니다. 당시 널리 쓰이던 3.5인치 플로피 디스크 사용을 위해 디스크 드라이브를 나중에 추가했습니다. 시리즈 후속 제품에는 더욱 독창적인 기능이 선보였는데, 스테레오 패닝을 지원하는 듀얼 출력 채널, 아라비아 음계 같은 동음 평균율 외의 튜닝 시스템 사용이 가능한 미세 튜닝 기능이 그 예입니다. 한편, 조금 먼저 출시된 DX100 미니 키보드 모델에는 연주자를 위한 여러 가지 혁신적인 특별 기능이 있었습니다. 가령 피치 벤드 휠이 좌측 상단 구석으로 옮겨져 어깨끈을 매고 서서 연주할 때 키보드의 피치 벤드 방향을 뒤집을 수 있어 기타처럼 벤딩(음의 변화)이 가능했습니다.

DX 시리즈는 1980년대 음악계를 강타했을 뿐만 아니라 현대 디지털 신디의 UI와 악기로서의 주요 기능을 개발하는 데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홈 뮤직 프로덕션의 진보

1980년대까지 아마추어 뮤지션들은 라이브 연주를 했고 스튜디오 연주 녹음은 오로지 프로 뮤지션들의 차지였습니다. 그러나 10년간 일반 카세트에서 네 개의 개별 트랙 녹음이 가능한 멀티트랙 레코더(MTR)가 엄청난 인기를 끌었고, 덕분에 실력에 상관 없이 누구나 집에서 쉽게 멀티트랙 녹음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처음 표준 MTR 프로세스는 드럼머신을 사용해 먼저 리듬을 녹음한 후 레이어 베이스, 기타, 건반 트랙을 그 위에 녹음해 노래를 만들 계획이 있었지만, MIDI 호환 악기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시퀀서와 드럼머신의 동기화가 가능해졌고 베이스 및 코드 형식 트랙을 위해 DX 시리즈같은 MIDI 신디가 정기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하지만 DX7은 한번에 하나의 음색만 생성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가령 베이스와 전자 피아노를 동시에 연주해야 할 경우 신디 두 대가 필요했습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야마하는 멀티파트 톤 제너레이터를 생각해 냈습니다. MIDI 데이터는 특정 채널로의 지정이 가능해 QX 시리즈 제품 같은 MIDI 시퀀서를 사용해 연주 구성 데이터를 다양한 채널로 송신해야 할 경우에 베이스, 피아노, 마림바 음색을 각각 1, 2, 3 채널에서 데이터로 재생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를 수신하는 멀티 채널 톤 제너레이터는 각 채널에 다른 음색을 지정합니다. 예로 들었던 세 대의 개별 신디사이저에 해당하는 음색은 하나의 톤 제너레이터에 통합시킵니다. 같은 방법으로 야마하는 TX81Z 톤 제너레이터 모듈을 개발했으며 이는 각각 네 개의 전용 오퍼레이터가 있는 FM 신디사이저 여덟 대에 해당하는 음색을 지닌 혁신적인 장치입니다. 또한 FM 톤 제너레이터 여덟 대를 모두 같은 채널로 설정하면 더욱 풍부하고 밀도 높은 음향을 만들 수 있습니다. 오퍼레이터 최초로 정현파가 아닌 파형을 탑재하고 있어 더욱 다양한 음향 생성이 가능했기 때문에 TX81Z를 신디 모듈의 숨은 보석이라고 부르곤 합니다.

프로듀서들이 신디사이저 한 대로 리듬, 베이스, 또는 코드 형식 악기 등 모든 파트를 동시에 연주하기 시작할 무렵 내장 MIDI 시퀀서 신디가 등장합니다. 그에 따라 개발된 야마하 V-50은 키보드 장착 TX81Z, MIDI 시퀀서, PCM 톤 제너레이터 기반 리듬머신, 디지털 이펙트 프로세서가 결합된 최고의 FM 신디사이저였습니다. 야마하 V-50는 디지털 신디를 넘어 워크스테이션 시대의 문을 열었습니다.

1981년의 GS-1에서 1989년의 V-50으로 넘어가기까지 10년이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야마하의 디지털 신디사이저는 기본 연주 악기에서 완벽한 뮤직 워크스테이션으로 진화했습니다. 1980년대는 야마하 신디사이저의 역사에서 가장 흥미진진하고 역동적인 시기였음이 분명합니다.

  • V50
  • DX9
  • DX7IID
  • DX100
  • TX816
  • TX81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