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장: 악기의 완성 MOTIF 시리즈
최고의 워크스테이션
고객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겠다는 야마하의 다짐은 여러 성과 중에서도 무대용 키보드로서 굉장한 찬사를 받은 S80와 같은 악기를 통해 좋은 결과를 얻었습니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워크스테이션 신디인SY 시리즈와 EX 시리즈의 후속 제품 개발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처럼 큰 성공을 구가한 악기를 만들어내지 못했습니다.
PC 기술의 눈부신 발전과 이러한 기술로 낮아진 가격 때문에 90년대 초반 음악 제작은 점차 PC 중심의 시스템으로 변모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컴퓨터를 최대한 활용하려면 전문적 기술이 상당히 필요했기 때문에 음악만 하는 뮤지션들에게 그 영역의 문턱은 한없이 높기만 했습니다. 그 결과, 뮤지션의 제작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워크스테이션 원 스톱 숍이 등장했습니다. 90년대 후반 Windows와 Macintosh 운영 체제가 상당한 발전을 이루면서 컴퓨터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도 PC를 사용하게 되었고, 프로, 아마추어 구분 없이 모든 뮤지션들이 자신들의 컴퓨터 음악 제작 시스템을 구축하기 시작했습니다. 워크스테이션은 별도의 장비 없이도 음악을 만들어내는 능력에서는 뛰어났지만 오히려 이러한 발달이 시장을 만족시키는 데는 장애가 되었습니다. 이를 해결하고자 야마하는 다음 세 가지 목표에 기반한 새로운 워크스테이션 신디 개발에 주력했습니다.
1. 뛰어난 음향
야마하의 새로운 워크스테이션은 녹음과 라이브 환경 모두에서 실용성과 표현력이 우수한 음향을 제공해야 합니다. 이는 개별 악기의 음색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뮤지션의 창의력을 자극할 수 있는 음향 전반을 의미합니다. 신디사이저는 일반적으로 아주 다양한 음향을 제공할 것이라 기대하지만 엄연한 하나의 악기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음향의 질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2. 간편하게 음악 만들기
음악 제작이라는 창조의 과정에서 사용자는 작동 모드의 방해를 받아서는 안 됩니다. 이를 위해서 야마하는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강화하고 아주 짧은 시간에도 음향이 환상적인 음악을 창조할 수 있도록 높은 품질의 하드웨어를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3. 컴퓨터 통합
워크스테이션 신디사이저에 근본적으로 새로운 방식을 채택하면서 야마하는 컴퓨터와의 호환성과 친화력을 크게 개선할 필요가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야마하 워크스테이션은 독립적이면서도 완전한 하나의 장비로 음악 제작에 적합해야 할 뿐만 아니라 PC와 관련하여 구축된 시스템 내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입니다.
MOTIF 시대의 도래
Kangaroo라는 암호명으로 새로운 형식의 워크스테이션을 연구해온 야마하는 위 세 가지 목표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최고의 악기로 Kangaroo를 강화하기 시작했습니다. S80 개발 이래로 꾸준한 개선을 보인 PCM 파형(샘플링 음향의 미가공 데이터), 지능형 아르페지에이터, 디지털 오디오 워크스테이션(DAW) 리모콘 지원 개선에 더욱 주력했습니다. Kangaroo 프로젝트를 토대로 상업적으로 실행 가능한 제품으로 개발된 MOTIF 워크스테이션 신디사이저는 2001년 출시 당시 신디계에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MOTIF 이전 야마하 EX 시리즈 워크스테이션에는 VL과 AN 등 야마하가 그때까지 개발해온 톤 생성 시스템을 많이 갖추고 있었지만 야마하는 MOTIF의 기본 톤 생성 기술로 AWM2를 채택했고 플러그인 보드 형태로 지원되는 다른 모든 톤 생성 시스템과 함께 단순성, 편리성, 확장성 간에 완벽한 균형을 이뤄냈습니다. 2000년대 초반, 뮤직 프로듀서들 사이에서 오디오 루프(드럼에서 길이가 짧은 구간과 인스트루먼트 트랙의 여러 비트)가 인기를 끌기 시작했고 오디오 루프 지원을 위해 MOTIF 워크스테이션에 통합 샘플링 시퀀서(Integrated Sampling Sequencer, ISS)를 장착했습니다. 신디는 이 기능으로 오디오 루프의 비트를 자동 감지하고 이를 분할한 다음 각각의 슬라이스에 자연스러운 음향 릴리스를 적용했습니다. 그 다음 지능형 박자 늘림이 적용되면 음향의 부자연스러움 없이 다양한 템포로 오디오 루프를 재생할 수 있었습니다. ISS는 완전히 새로운 그루브를 만들어내기 위해 슬라이스의 순서를 재배열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템포의 수정 없이 피치 변경이 가능했기 때문에 피치된 음악 프레이즈와 드럼 루프에 굉장히 효과적이었습니다. 이 획기적인 기능을 사용해 MOTIF에서 오디오와 MIDI 프레이즈를 결합해 매우 직관적인 방식으로 비트와 튠을 만들 수 있게 되었으며 현대 DAW에서는 당연시 여기는 기능이 되었습니다.
MOTIF에는 라이브 연주나 편곡 시 그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입증된 지능형 아르페지에이터 기능이 있었습니다. "아르페지에이션(arpeggiation)"이라는 말을 들으면 연주자가 위 아래 순차적으로 구성 음을 자동 연주함으로써 신디의 음을 누르고 있는 이미지가 떠오를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MOTIF는 이런 방식을 훨씬 뛰어넘습니다. 예를 들어 건반에서 G를 연주했을 때 G, A, 그리고G음이 연주되도록 아르페지에이터를 구성하면 특정 속도의 높은 밴드에서만 연주가 가능하도록 설정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조금 더 강하게 연주하기만 하면 플루트나 기타 같은 음색을 통해 트릴 이펙트를 낼 수 있습니다. 따라서 MOTIF 아르페지에이터는 단순히 높아지거나 낮아지는 기본 프레이즈만을 생성하기 보다는 연주가 더욱 풍부해지도록 다양한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건반 연주만으로는 역부족이었던 음향적 표현에 생명력을 불어넣었습니다. 따라서 아르페지에이터가 MOTIF 기능 중 가장 인기 있었던 건 당연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하드웨어 혁신
MOTIF는 광범위한 소프트웨어 개선 외에도 이전 야마하 신디와는 확연히 다른 하드웨어 사양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이 시리즈의 모든 악기에는 건반 길이에 상관 없이 동일한 톤 생성 기능이 있었습니다. 이전에는 일반적으로 전문가용인지, 무대용인지, 초보자용인지에 따라 신디 건반의 수, 본체 크기, 기능 라인업에 차이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MOTIF 신디의 61개 건반, 76개 건반, 88개 건반 버전 모두 똑같은 톤 생성 기능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88개 건반 모델에서 키보드의 기계적 구조가 약간 달랐지만 다이얼과 음색에서는 세 모델 간에 차이가 전혀 없었습니다. 61개 건반 MOTIF를 가진 연주자가 리허설 또는 스튜디오 녹음 때 76개 또는 88개 건반 모델을 연주하거나 투어 공연을 위해 이 모델들을 대여할 경우에도 익숙한 방식으로 자신 있게 연주할 수 있었다는 뜻입니다. 이러한 장점은 음색 및 시퀀스 데이터의 메모리 카드 저장을 위해 플래시 메모리 슬롯을 추가하면서 한층 강화되었습니다. 필요한 모든 데이터를 카드 하나에 저장할 수 있게 되면서 세계 어느 곳에서나 MOTIF만 있으면 원하는 연주 환경을 손쉽게 재현할 수 있었습니다.
한편, 상단 패널 좌측에 인체공학적으로 배열된 페이더와 다이얼을 이용해서 MOTIF의 음색과 아르페지에이터뿐만 아니라 PC에서 실행되는 DAW 소프트웨어를 실시간 제어할 수 있었습니다. 컴퓨터 통합이라는 목표를 훌륭하게 이룬 이러한 기능 덕분에 MOTIF 신디는 USB 또는 MIDI 케이블로 연결하는 컴퓨터 기반 제작 시스템 핵심에 우뚝 서게 되었습니다.
이 외에도 MOTIF는 전문가용 워크스테이션 신디사이저의 필수 기능을 여러 가지 포함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당시 전문 프로듀서들 사이에서 표준 툴이었던 샘플링 라이브러리 불러오기가 가능했고 스튜디오 장비 디지털방식으로의 직접 연결을 위한 디지털 출력도 지원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악기의 외관과 색상 또한 무대에서 빛을 발했습니다. 이렇게 보면 MOTIF 시리즈는 야마하의 세 가지 목표를 반영하는 것 이상으로 훨씬 많이 시장의 피드백을 반영했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연주자에게 이처럼 많은 기능을 제공한 MOTIF 시리즈가 찬사를 받은 건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음질 측면에서는 주로 반주 패턴의 기초로 사용된 내장 파형이 자주 개선됐는데 이는 전자 피아노, 베이스, 전자 기타 같은 음향이 특히 많은 찬사를 받았음을 의미입니다. 내장 오디오 이펙트의 품질의 진가도 바로 인정을 받은 MOTIF는 여러 전문 녹음 현장에서 영구적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습니다. 한편, ISS로 드럼 샘플링에 중점을 둔 음악 제작 기법을 쉽게 적용하게 되었고, 과거 소수의 댄스 뮤직 프로듀서들만이 사용한 방법을 이제는 팝 음악 아티스트들도 사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MOTIF 도입 후 얼마 되지 않아 힙합 음향이 미국 음반 차트에 등장하기 시작한 점을 고려하면 MOTIF 신디 제품군이 당시 음악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것은 분명한 일입니다.
메가 음색으로의 진화
리듬을 되찾은 MOTIF 개발자들은 2세대 신디 계획에 착수했고 이로써 탄생한 MOTIF ES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내장 파형 메모리가 두 배로 늘어난 것이었습니다. 악기에 훨씬 더 많은 샘플링 데이터 저장이 가능하도록 원래 85MB였던 메모리를 175MB로 늘렸습니다. 메모리 확장은 단순히 개별 음색을 더 많이 저장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파형 메모리 사용은 실제로 샘플링된 음색의 품질 강화에 매우 중요합니다. 그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 피아노 음색을 예로 들겠습니다. 그림에 나온 것처럼 피아노 샘플은 시간이 지날수록 천천히 감쇄하며 그랜드 피아노의 경우 각 음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수십 초가 걸릴 수 있습니다. 이 모든 데이터를 신디에 저장할 경우 가용 메모리 소진이 곧 발생하기 때문에 보통 루핑을 그 대안으로 사용합니다.
피아노 음향의 어택 부분은 시간이 지날수록 빠르게 변하는 꽤 복잡한 하모니의 조합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릴리스 부분에서 반복되는 동일 기본 파형은 점차적으로 음량을 감쇄시킵니다. 따라서 릴리스 부분의 길이를 적당히 루핑하고 그 음량을 천천히 줄여 피아노 음이 실제로 페이드 아웃하는 방식을 모방할 수 있습니다. 루핑된 부분 이면의 파형 데이터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아 샘플링된 음향에서 제거하면 더 적은 온보드 메모리로 저장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메모리 제한으로 인해 루프 지점을 너무 멀리 지정해야 할 경우에는 샘플링된 악기가 가지는 뉘앙스의 섬세함을 재현하기란 훨씬 더 어려워져 개성 없는 기계 음색이 재현됩니다. 즉 샘플링 데이터 저장에 더 많은 메모리를 사용할 때 보다 사실적이고 양질의 음향을 복제할 수 있습니다. 추가 메모리 사용이 가능할 경우 실제 악기를 연주할 때 생기는 미묘한 잡음(가령 피아노를 치면서 몸을 움직일 때와 페달을 밟을 때 나는 소리)도 샘플링될 수 있고 이 잡음이 음향과 적절히 섞이면 훨씬 더 사실적인 음색을 모방할 수 있습니다. 메모리 제한 때문에 오리지널 MOTIF에서는 불가능했던 수준의 음악적 표현력이 MOTIF ES에서는 가능하기 때문에 신디 음향 품질이 전체적으로 크게 상승했습니다.
한편, 키보드 메가 음색(Keyboard Mega Voice)이라는 기술로 모든 어쿠스틱 악기 음향의 즉각적인 뉘앙스 연주가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전에는 기타 음소거와 화음 기능을 해당 프로그램을 별도로 로딩해야 가능했지만 키보드 메가 음색으로 특정 건반 속도와 그 밖의 연주 데이터에 대응하는 음향도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또한 MOTIF ES의 표현력 향상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MOTIF XS의 혁신적 발전
2세대 MOTIF ES가 꾸준히 고객층을 넓혀감에 따라 MOTIF 시리즈 신디는 아마추어와 프로 모두에게서 사랑 받는 악기가 되었고 다음 출시될 제품에 대한 기대도 높아졌습니다. 시리즈 세 번째 모델인 MOTIF XS는 파형에 사용 가능한 메모리를 더 늘리고 훨씬 개선된 기능을 많이 제공했습니다.
무엇보다 신디사이저의 온보드 프로그램의 운영 체제가 바뀌었습니다. 초기 운영 체제는 신디사이저 개발을 위해 특별 고안된 것으로 컴퓨터와의 통신을 위해 필요한 기능별로 하나씩 드라이버를 구축해야 했는데, 이는 극히 비효율적일 뿐만 아니라 컴퓨터 OS가 업그레이드될 때마다 드라이버도 업그레이드해야 했기 때문에 많은 시간이 소모됐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원래 컴퓨터 사용으로 개발된 Linux와 같은 OS로 전환하자 모든 호환성 문제가 해결되었고 개발 속도도 빨라졌습니다. 더불어 신디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후속 OS 업데이트 발표도 훨씬 쉬워졌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MOTIF XS를 내장형 피아노 건반이 장착된 컴퓨터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MOTIF XS는 이 신디 제품군의 핵심 기능인 아르페지에이터의 기능 또한 크게 개선했습니다. 각각 하나의 아르페지에이터를 사용하여 다중 음색에서 프레이즈가 결합되었던 초기 MOTIF와는 달리 MOTIF XS에서는 훨씬 더 복잡한 프레이징을 위한 아르페지에이터 네 개의 동시 구동이 가능 했습니다. 처음에는 앞서 설명한 네 가지 유형의 트릴이나 상하 아르페지에이터를 결합시키는 것만으로는 음악적 효과가 없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아르페지오 음 데이터 역시 드럼 프레이즈로 지정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MOTIF 신디에서는 뮤지션이 피아노, 기타 등 특정 악기 하나의 모든 뉘앙스에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음색 모드와, 이런 음색 여러 개를 동시에 건반에 겹쳐서 연주할 수 있는 연주 모드 등 두 개의 다른 모드로 연주할 수 있습니다. MOTIF XS의 아르페지에이터 네 개를 연주 모드로 사용하면 최대 네 개 음색의 프레이즈를 동시에 차례로 연주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첫 번째 음색을 드럼으로 설정하면 해당 아르페지에이터로 드럼 루프 연주가 가능합니다. 두 번째 음색으로 베이스를 선택하면 해당 아르페지에이터가 베이스 기타 프레이즈를 연주하는 한편 세 번째 음색으로 피아노를 선택하면 백 음악 파트가 해당 아르페지에이터로 연주됩니다. 마지막 음색으로 기타를 선택하고 해당 아르페지에이터가 스트러밍 프레이즈를 연주하면 백 음악 패턴이 완성됩니다.
이는 단순히 다중 백 음악 시퀀스를 프로그래밍하는 것과는 다르며 패턴이 아르페지에이터로 작동된다는 건 아르페지에이터가 연주된 음에 즉시 대응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드럼 프레이즈는 일반적으로 동일한 루프 재생을 위해 설정되는 한편, 다른 세 가지 음색은 재생된 음을 바탕으로 실시간 바뀔 수 있습니다. MOTIF XS는 누르고 있는 건반으로 코드 식별이 가능해 연주자가 원할 때 마다 바로 코드를 변경해가며 복잡한 백 음악 프레이즈 연주도 아무 어려움 없이 연주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 나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 당시에도 코드 변경을 지원하는 패턴 시퀀서를 가진 신디사이저도 많았지만, MOTIF XS가 특별할 수 있었던 건 건반의 속도 데이터에 따라 프레이즈를 변화시키는 것이 더욱 사실적인 음향 방식이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드럼 패턴의 아르페지에이터의 경우 특정 속도(또는 강도) 이상의 음 연주에 대응하여 크래시 심벌즈와 킥 변주를 생성하도록 설정할 수 있습니다. 이로써 실제 연주를 하는 동안 악센트 심벌즈 또는 당김음으로 된 8분 음표 또는 16분 음표 리듬을 쉽게 생성할 수 있게 됩니다. 야마하는 연주자가 원하는 대로 프레이즈를 자유자재로 제어할 수 있는 이 기능을 설명할 때 "패턴"이나 다른 비슷한 용어로 바꾸는 대신 “아르페지에이터”라는 용어를 고수해 왔으며 이 용어는 곧 MOTIF 시리즈의 동의어가 되었습니다.
MOTIF XF 핵심 기능의 추가 개선
현재의 MOTIF XF는 2010년에 출시된 제품으로 3년 전 MOTIF XS의 기본 기능을 바탕으로 기능이 추가됐습니다. 내장 파형용 메모리가 355MB에서 741MB로 확장된 이 신디는 더욱 흥미롭고 강력한 음색 표현이 가능합니다. 확장성과 함께 가용 샘플링과 파형 데이터를 최대 2GB까지 증가시킬 수 있는 플래시 메모리 확장 모듈에 대한 지원도 고려의 대상이었습니다. 이전 모델인 MOTIF XS도 음색 확장을 제공했지만 플래시 메모리는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악기를 켤 때마다 확장 파형 데이터를 다시 로딩해야 했습니다. 플래시 메모리 확장 모듈 지원이 추가된 지금은 확장 음색을 프리셋처럼 쉽게 MOTIF XF에 로딩할 수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이펙트와 다양한 신디 기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하드웨어를 구입하지 않아도 지속적인 업그레이드가 가능합니다.
야마하는 MOTIF XS를 개발하면서 신디의 기본 하드웨어 기능도 검토했습니다. 음향 품질과 관련된 내부 구성요소가 많이 업그레이드되었고 아날로그 회로의 드라이버 전압도 MOTIF XS의 전압보다 높아졌습니다. 그 결과 음향의 펀치와 풍부함이 크게 개선되었습니다.
콘텐츠와 기술간의 완벽한 균형을 이루어내며 수년에 걸쳐 습득한 야마하 신디사이저의 모든 노하우를 활용해 탄생시킨 4세대 MOTIF XF는 MOTIF 시리즈의 모든 성공 요인이 한 악기에 압축돼 있는 것과 같습니다. 이 놀라운 신디는 출시 이래 줄곧 많은 유명 뮤지션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21세기 첫 10년간 오리지널 MOTIF에서 XF로 빠르게 발전한 이 시리즈는 간편한 사용, 뛰어난 음향, 우수한 연주로 선망의 대상이 되었으며 MOTIF는 이름만 제외하고 모든 면에서 최고의 워크스테이션 신디사이저라는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녹음 스튜디오나 투어 공연 대여 채택률과 다양한 응용 면에서 놀라운 성공을 거둔 DX7과 견줄만한 MOTIF 시리즈는 오늘날까지도 전세계 뮤지션들의 곁을 지키고 있습니다.
다른 모델과 CP 시리즈로 크로스오버
2000년대 야마하의 신제품들이 MOTIF 시리즈로만 국한된 것은 아닙니다. 2005년에 첫 선을 보인 MO 시리즈와 2007년에 등장한 거의 혁명에 가까운 경량 MM 시리즈를 통해 MOTIF의 다양한 기술과 기능을 물려받은 초급 신디와 중급 신디가 꽤 많이 소개됐습니다. MOTIF처럼 건반 크기와 디자인이 모두 다름에도 불구하고 각 시리즈는 모두 똑같은 방식으로 연주 및 작동되는 모델들로 다양하게 구성하고 있었습니다. 그 덕분에 하나의 신디를 능숙히 다루면 같은 시리즈 중 어떤 신디라도 바로 쉽게 다룰 수 있었습니다.
MOX 시리즈와 MOXF 시리즈의 신디사이저에는 MOTIF XS에서와 같은 4층 아르페지에이터를 투입하여, 지능적인 아르페지오들을 갖고 몇시간이고 재미있게 영감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한편, 십대로부터 모든 연령층을 위한 MX 시리즈 신디사이저는 MOTIF 시리즈에서 막바로 가져온 PCM 파형들을 풍부하게 갖추어, 입문 모델임에도 최상의 기준을 제시합니다.
2000년대의 주목할 만한 또 다른 발전은 CP 시리즈 스테이지 피아노 출시입니다. 1976년에 선보인 CP70 시리즈는 1985년 CP60M 출시 이후 중단되었지만 MOTIF 시리즈의 대규모 온보드 파형 메모리와 고품질 샘플링 콘텐츠 덕에 2000년 말 성공적인 재출시가 가능했습니다. 오리지널 CP 시리즈는 실제 피아노 현의 음향 캡처를 위해 픽업을 사용한 전자 피아노와 회로를 사용해 음향을 만들던 전자 피아노 이렇게 두 개의 다른 형식의 악기로 구성되어 있었지만(야마하 스테이지 피아노 및 아날로그 신디사이저의 전신 참조), 현재 CP에는 40년의 경험과 전문성으로 두 형식의 장점만이 한데 모여 있습니다. CP1을 시작으로 많은 신모델이 다시 태어난 CP 시리즈의 구성원으로 개발되었고, 현재 CP4 STAGE의 특징이 나타남에 따라 스테이지 악기에 대한 시대의 요구에 맞춰 성공적으로 진화했습니다. 이 역시 2000년대 초 시장 조사의 결과를 제품 개발에 적극 반영한 야마하의 정책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1974년 SY-1의 기원에서 시작한 야마하 신디사이저의 다채로운 전통은 톤 생성 시스템의 혁신,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발전, 풍부한 콘텐츠 등 여러 단계를 거치며 진화했습니다. 이 전통은 2014년 야마하가 자랑스럽게 소개한 MOTIF XF WH로 이어집니다. 야마하는 70년대와 80년대에 건반 구조의 기본적 구성요소를 구축하고 톤 생성의 비밀을 밝히는 기술적 혁신에 집중했습니다. 상황이 안 좋았던 90년대에는 신디사이저를 더 나은 악기로 만들고자 그 방법을 이해하려는 노력의 과정에서 거듭되는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마침내 지난 수 십년에 걸쳐 야마하의 신디사이저는 천천히 완성되었습니다.